소소(笑疏)육아/가정육아7 7. 육아가 예술이 될 때 어떤 일이든지 초보 수준에서는 주어진 매뉴얼을 따라 배우고 일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 숙련된 뒤에는 지금까지 배운 기술들에 나만의 상상력을 덧붙여서 새로운 방식을 창조해낼 수 있게 된다. 육아 나이 여섯 살인 나도 이제야 가끔 그런 순간들을 경험한다. 세 아이가 놀다보면 싸우다가 혹은 너무 신난 나머지 서로 엄청나게 소리를 지를 때가 있다. 두개골이 울리고 짜증이 나서 ‘왜 이렇게 소리를 질러! 조용히 해!’라고 샤우팅을 하려다가 머리를 굴린다. 먼저 소리 지르며 놀고 싶은 아이의 마음에 공감해주고, 가르쳐야 할 내용을 반복해서 일러줘야 한다고 육아서를 통해 배우고 적용해왔지만 이번엔 좀 다르게 해보고 싶었다. 고민을 거듭하다가 ‘Firm&Warm’이라는 오은영 박사님의 원칙에, ‘Fun’라는 방법을 더.. 2020. 8. 29. 6. 내가 선택한 육아, 가정육아 첫째가 14개월 때 둘째 아이를 임신했다. 양가 부모님과 지인들은 이제 첫째는 어린이집 보낼 거냐고 물었지만 나와 남편은 두 번의 유산 후에 얻은 첫 아이에 대한 각별한 애정 때문인지 보낼 엄두가 나질 않았다. 두 돌까지는 자기 전과 자고 일어난 후의 잠투정이 엄청 심했는데 어린이집에서 이랬다가는 선생님이 참다 참다 애를 팼다고 해도 할 말이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적어도 어린이집에서 있었던 일을 어느 정도 조리 있게 전달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을 하게 되면 보내자고 마음을 먹었다. 길거리에서 만난 어떤 아줌마는 아이에게 말을 걸었다가 아이가 낯을 가리고 쭈뼛거리니 왜 어린이집을 안 보내냐고, 사회성이 없다며 핀잔을 주셨다. 아이를 처음 키워보는 나로서는 생판 모르는 타인의 한마디라도 신경이 좀 쓰이긴 .. 2020. 8. 3. 5. 기록병 엄마의 두가지 일기장 나는 엄마가 되고 나서부터 처음으로 꾸준히 일기를, 그것도 두 가지나 쓰기 시작했다. 먼저 쓰기 시작한 일기는 나의 개인일기이다. 첫 아이를 낳고 나니 하루하루가 똑같은 반복이었다. . 젖 먹이고 , 나도 먹고 , 집안일하고, 재우고. 그 사이의 짧은 생각들, 심지어 불평마저도 존재하지 않았던 것 마냥 사라지는 게 아쉬웠다. 먼 훗날 이 시절을 되돌아볼 때 일기장이 없으면 그 시절엔 아무 생각 없이 애만 봤다고 느낄 것 같아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 아이가 커갈수록 일기장에 쓸 내용이 조금씩 늘어갔다 . 백일 무렵에는 ‘엎드려서 고개를 처음 들었다 ’, ‘ 뒤집었다 ’ 등의 작지만 위대한 행동발달들을 기록해두었고, 돌 즈음에는‘ 아빠, 엄마’ 라는 단어를 처음 말한 날의 감격도 고스란히 담겨있다. 언어에.. 2020. 8. 3. 4. 책육아 말고 도서관육아 육아와 관련해서 감사할 거리가 정말 많지만 그 중 하나가 걸어서 5 분 거리에 도서관이 있다는 것이다. 셋째를 낳은 후에야 운전면허를 땄기에 도서관이 멀리 있었다면 아이 둘과 대중교통을 타고 도서관에 자주 오가기는 아마 힘들었을 것이다 . 도서관은 일차적으로 책을 보기 위해 가는 곳이지만 우리는 계절별로 다른 이유로 도서관에 간다. 봄에는 도서관 둘레에 심어진 벚꽃 길을 따라 산책을 하고, 여름에는 우리 집 Goldstar 에어컨으로 더위를 견디기 힘들어서 에어컨이 시원하게 나오는 영유아실로 피서를 간다. 가을에는 도서관 마당 나무들 아래에서 낙엽비를 맞고, 겨울에는 미세먼지 때문에 밖에서 놀기 힘드니 공기청정기가 있는 도서관에 더 자주 간다. 첫째도 다섯 살 때까지 가정보육을 했고, 지금은 다섯 살 둘.. 2020. 8. 3.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