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 7.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11월 셋째가 작년 10월 말에 태어났기에 지난 해 11월은 내내 집에서만 보냈다. 11월 초 조리원에서 처음 집에 돌아왔던 순간은 아직도 또렷이 기억이 난다. 셋째와 텅 빈 집에 들어서니 집을 떠났던 10월과 다른 냉기가 엄습했다. 그 냉기가 내가 견뎌야할 육아의 온도 같아서 눈물이 핑 돌 정도로 서러웠다. 남편은 타지에서 대학원을 다니는지라 주말에만 집에 왔고 다섯 살이던 첫째도 아직 유치원에 다니고 있지 않았기에 아이들이 주중에는 집에서만 놀아야 했다. 세 아이 돌보고, 집안일을 하다 우울해질라치면 '내 너 올 줄 알았다'며 당황하지 않고 초코쿠키를 먹었다. 작년 11월은 지우개로 지운듯 애써 되짚어봐도 떠오르는 장면이 별로 없다. 하지만 두 번이나 해보았기에 버텼다. 시간은 흐르고, 아이는 자라며, 나도.. 2020. 8. 12. 이전 1 다음